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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맛집🍝

[로마 맛집] 로마 식당 컬디삭(Cul de Sac) 소꼬리 스튜

by 로마살이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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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점심에 로마 시내 맛집을 찾던 중, 소꼬리로 만든 요리를 내어주는 식당을 방문했다. 식당 이름은 컬디삭(Cul de Sac). 위치는 나보나 광장(Piazza Lavona)에서 걸어서 30초 거리. 나보나 광장 한쪽 코너를 꺾으면 바로 보인다. 

 

로마 시내 점심 맛집 (나보나 광장)

컬데삭은 막다른 골목이라는 불어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나보나 광장 한쪽 코너의 뻥 뚫린 삼거리에 위치했다. 아이러니한 가게 이름과 위치를 뒤로한 채, 구글 리뷰를 빠르게 스캔했다. 구글 리뷰 갯수도 많고 평점도 4.3점으로 매우 좋은 편이다. 더구나, 파스타와 피자 등 조금은 느끼한 이탈리아 음식에 질려있던 우리는 리뷰에서 보이는 소꼬리 스튜를 맛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 12시에 오픈하자마자 곧장 찾아갔다.

 

가게 앞에서 우리를 맞이한 분은 중후한 백발의 이탈리아 아저씨. 짧은 이탈리아어로 밖에 앉을 수 있는지 물었다.

Vorrei mangiare fuori

돌아오는 대답은 영어. 이탈리아어로 질문해도 영어로 대답이 돌아온다. 아마도 내 이탈리아어 실력이 부족한 이유이겠거니. 그래도 아저씨의 영어가 능숙하여 편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었다. 

 

로마 점심 식당 음식 주문하기

3월의 이탈리아는 조금 쌀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위기에 이끌려, 또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바깥자리에 앉았다. 컬데삭 식당은 관광지인 나보다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한 식당으로,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식사 코스인 안티파스토(antipasto)에서 시작하여 1요리, 2 요리, 디저트 등의 순서는 따르지 않아도 무방한 캐주얼한 식당으로 보였다. 메뉴를 살펴본 뒤,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고 있는 카프레제를 전체요리인 안티파스토로 시켰다. 메인으로는 양파 수프인 zuppa di cipolle와 소꼬리 스튜인 Coda alla vaccinara을 나누어 먹기로 하였다. 영어 메뉴판도 구비되어 있다. 식사 후 다른 곳에 가서 디저트를 먹을 예정이었기에, 점심은 가볍게 먹기로 하였다. 

 

로마 식당 카프레제

물과 함께 식전빵이 나왔다. 보통 물 값은 계산하며, 식전빵은 자릿세인 coperto에 포함되기에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식당에서 식전빵을 준다면 가격 걱정에 일부러 먹지 않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어떻게든 영수증에 포함될 것이니. 우리는 일반 물인 acqua naturale를 주문했다. 탄산수인 acqua frizzante도 옵션에 있다.

 

뒤이어 우리가 주문한 카프레제가 서빙되었다. 토마토와 치즈는 신선해 보였으며, 바질과 올리브오일 향이 매우 좋았다. 메인 요리 이전에는 특별히 요리한 맛 보다는 신선한 식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카프레제나 프로슈토, 포르마지오(formaggio)를 즐기는 것 같다. 이탈리아에 왔으니, 프레쉬한 토마토와 치즈는 항상 찾게 되는 go-to food이다. 

신선한 토마토와 바질, 모짜렐라 치즈가 뒤섞인 카프레제. 먹자마자 신선한 재료의 맛이 입안을 맴돌았다.

식전빵과 카프레제를 먹으며 20-30분쯤 지났을까, 조금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직 로마의 3월은 야외에서 식사하기는 추운 날씨였나 보다. 설상가상 직원이 말한 우리 머리위 히터는 작동되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식당 내부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말했고, 직원은 우리에게 거듭 미안함을 표시했다. 왜냐면 사실 맨 처음 직원분께서 히터가 있으니 밖에 앉아도 따듯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 그래도 계속 우리를 배려해 주고 신경 써주는 모습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우 친절한 식당임에 틀림없다. 

 

로마 식당 양파 수프와 소꼬리 스튜

식당 내부로 자리를 옮긴 뒤, 곧이어 양파 수프와 소꼬리 스튜가 함께 제공되었다. 아직 밖에 앉으며 맞았던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찰나,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데워져 온 양파 수프는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보다, 양파가 조려지다 못해 형채를 알아볼 수 없게 된 양파 수프는 오히려 따뜻한 국물 같이 느껴져 새롭고 좋았다. 

 

기대하던 소꼬리 스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덩어리 3개와 고기 잔해(?)들이 함께 나왔는데, 토마토 베이스의 진한 양념이 소꼬리 고기에 잘 베여있었다. 생각보다 간이 강했던 로마의 파스타들과는 달리, 소꼬리 스튜의 간은 심심하지 않고 적당했다. 고기도 꽤나 부드러워서 손을 쓰지 않고 칼과 포크로 먹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오늘 주문한 메뉴 모두 대만족이었다.

로마 컬디삭 식당의 양파 수프와 소꼬리 스튜. 기대 이상의 만족스러웠던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주문서를 받아 카드로 계산하였다. 영수증을 살펴보니, 이탈리아에서 흔히 추가되는 자릿세인 coperto가 추가되지 않고 물과 식전빵의 가격이 추가되어 있었다. 도합 4유로면 1인당 자릿세가 2유로인셈. 로마 중심지 치고는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메뉴 3개까지 더해져 총합 41유로(약 56,000원)를 지불했다. 

로마 컬디삭 식당의 영수증. 물과 식전빵, 메뉴 3개를 시켰고 총합 41유로를 지불했다.

캐주얼한 식당 분위기와 친절했던 식당 직원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러웠던 식사.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 소꼬리 스튜가 생각나면 한 번쯤 또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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