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지내며 주말엔 종종 근교에 기차를 타고 놀러 가곤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안치오이지만, 얼마 전 호수를 보러 카스텔 간돌포에 다녀왔다. 오늘은 그때 방문했던 식당 Il Grottino - piatti tipici, specialità di pesce vista lago를 소개해보려 한다.
카스텔 간돌포는 로마에서 28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교황의 여름 별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큰 호수가 있는데, 그곳의 경치가 너무 좋고 호수 위에서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물론 나는 밥만 먹고 왔지만).
기차역에서 내리면 오르막을 따라 오르는데 경사가 꽤 힘들다. 하지만 경치를 바라보며 잠시 앉아 쉬엄쉬엄 오르면 어느새 호수가 훤히 다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와 있다. 내가 방문한 식당은 언덕으로 올라오면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다.
조금 더 마을 안으로 들어가도 여러 식당이 있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경치뿐이었다. 야외 테이블에 앉으면 내려다 보이는 호수 뷰를 눈에 담으며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새우요리 하나와 토끼고기를 주문했다. 나는 사실 고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생소한 것을 먹어 볼 시도를 잘 안 하는 편인데, 특이 식성(?)인 친구가 도전해 보고 싶다길래 주문했다.
새우구이는 그냥 새우구이다. 크게 특별할 것도 없고, 그냥 버터와 마늘, 파슬리 정도로 조리한 정도의 구이였다. 토끼고기는 아주 특이했는데, 비주얼도 그렇고 맛 역시도 찜닭을 연상케 했다. 물론 간장의 맛은 없지만 브라운소스로 삶은 듯이 익힌 느낌이었다. 토끼고기 자체도 닭과 맛이 비슷했다. 닭보다 아주 살짝 질긴 맛은 있었지만, 거의 닭과 흡사했다.
얼마 전 한국에 잠시 다녀오며 토끼 네일을 받았는데.. 토끼 네일을 하고 토끼고기를 뜯고 있으니 마음이 좀 그랬다… 사실 냄새도 없고 맛도 닭고기 같은데, 괜히 (귀여운) 토끼라 생각하니 나는 잘 못 먹겠어서 식사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친구는 아주 만족스럽게 잘 뜯어(?) 먹었다.
식사를 하며 고개를 돌리면 잔잔한 호수의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가 아니니 파도도 없고 고요하다. 이래저래 주중에 지친 몸과 마음을 호수를 보며 다독여주고 오는 것만으로도 이번 주말은 아주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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